일제에 맞서 싸운 독립 투사 <박열> 실화영화, 배우 최희서의 발견

박열

1923년 일본에서 일어난 관동대지진으로 일본 국민들의 민심이 극악에 달했습니다. 일본 내각은 민심을 달래기 위해 조선인들을 이용하고 그 결과 수많은 조선인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사건들과 관련해 그 뒤에 숨겨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박열'을 소개해보겠습니다.

박열 그리고 가네코 후미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넘어가 살아가는 조선인들. 일본인들은 그들은 조선인 불온분자를 뜻하는 '불령선인'이라 부른다.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불령사'의 수장으로서 항일운동에 앞장 서고 있는 박열. 그리고 박열의 동지이자 여인 가네코 후미코. 그들은 일제에 맞서기 위해 준비한다. 그러던 어느날 1923년 관동대지진이 발생한다. 수많은 사망자와 엄청난 피해에 일본 제국과 천황의 지위가 위태로워지게 된다. 일본 내각은 국민들의 분노와 두려움을 잠재우기위해 모든 것을 조선인들의 탓으로 돌린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고 불을 질러 일본 국민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거짓을 퍼트렸다. 거짓 선동의 결과로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 6000여명이 대학살당한다. 이 상황을 지켜볼 수 없던 박열은 일제의 악랄함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나서게 되는데 이에 후미코도 동참하기로 한다. 자신들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역사에 남을 위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박열과 후미코는 재판장에서 조선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기도하고 자신들은 조선인이니 조선말로 재판을 받을것이니 통역을 허락해달라한다. 두 사람은 결국 사형을 선고받게되지만 두 사람의 이런 비범함에 감동받은 사람들의 지지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두 사람은 변호사의 도움으로 옥중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가네코 후미코는 복역 도중 23세의 나이로 의문사하였다. 박열은 22년 2개월동안 수감되었다가 해방 후 1945년 10월 27일이 되어서야 석방되었다. 실제 박열은 6.25전쟁 당시 납북당하여 다시 남한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평양에서 7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배우 최희서의 발견

영화 박열은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준익 감독의 바로 전작이 영화 동주이다. 두 작품 모두 독립운동을 소재로 만든 영화라 비교하는 평이 많다. 영화 동주는 잔잔하고 심오한 느낌인 반면 영화 박열은 영상이가 돋보이고 조금 더 대중적이다. 그리고 영화 박열은 다른 독립운동 소재의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쾌감이 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인 박열과 후미코가 재판을 받는 장면이 특히나 그렇다. 조선이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기였지만 오히려 박열의 당당한 모습에 일본인들이 당황해하고 놀라는 듯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다른 독립운동 영화들이 총이나 폭탄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나름 만족스럽다. 그러나 영화 박열은 무력투쟁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확고한 신념으로 일제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도 자신의 육체는 죽일 수 있지만 자신의 정신은 죽일 수 없다는 박열의 대사가 나온다. 박열을 연기한 배우 이제훈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리뷰한 영화 고지전에서도 배우 이제훈의 연기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배우 이제훈은 영화에서 완벽히 박열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실제 독립운동가 박열의 유머러스한 면도 잘 표현했고 강렬한 면도 완벽히 잘 표현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개봉하고 관객들의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한 배우 최희서다. 그 당시 온갖 포털사이트에 가네코 후미코와 최희서로 도배가 될 정도였다. 특히 최희서가 한국사람인지 일본사람인지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그만큼 최희서가 일본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것이고 연기가 대단했다는 것이다. 실제 가네코 후미코는 불우한 환경속에서 성장했다.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호적에 등재되지 못해서 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때문에 무시와 멸시를 받았다. 이러한 환경이 훗날 후미코가 아나키스트가 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후미코는 박열보다 더욱 열정적이고 자신의 신념이 확고했는데 영화에서 최희서가 연기한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에도 그러한 모습이 잘 표현됐다. 최희서의 연기는 영화를 본 관객들 모두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오죽했으면 영화 제목이 박열이 아니라 가네코 후미코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였다. 배우 최희서는 이 작품을 통해서 수많은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2017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또 2017년 청룡영화상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2017년에 열린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모조리 휩쓸었다. 영화 박열이 배우 최희서의 첫 주연작이었는데, 첫 주연을 맡은 작품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였다. 배우 최희서가 연기한 실제 인물 가네코 후미코의 한국 이름은 박문자이다. 재판 당시 이름을 묻는 재판장에게 조선어로 박문자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후미코는 재판 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3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의문사한다. 2018년 후미코는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이는 일본인으로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추서된 독립유공자이다.